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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과공지

영유아학부 서신 8. 7번째 4월.

작성자 김명하 작성일 2021.04.16 12:53 조회수 85

안녕~~~ 오랜만이에요~~~ 

올 초 선배들의 졸업을 축하하는 내용의 편지를 쓰고는 첫 번째 편지네요.

 

여러분 잘 있지요? 전염병의 시대 서로의 온기를 제대로 느낄 수 없는 상황이 두 해 째 지속되고 있어요. 

만나지 않고는 서로 편안하게 친해지기도 어렵고, 대학생활을 제대로 해 내고 있는 것인지 불안하기도 하고... 코로나 블루가 코 앞에서 느껴지지 않을까 생각된답니다. 

 

그래도 어쩌겠어요. 우린 이 시절을 맞았고 한 가운데를 관통중인걸요. 

시절을 탓하며 못하는 것을 아쉬워하기 보다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서로의 온기를 전하고 어떻게 서로가 이어질 수 있을지 

이 조건 하에서 가능한 방법들을 찾는 것이 우리의 최선 아닐까 생각한답니다. 

 

특히 오늘은 7번째 4월 16일이에요. 안산에 공간을 두고 있는 우리 학교로써는 더 아픈 하루일 거라 생각합니다. 

여전히 여러분의 동무 중에는 세월호에 승선했다 내리지 못한 이들의 후배나 동생이 있을 테고, 그들과 같은 동네에서 자란 이웃이 있을 거예요. 

그래서 우리의 애도와 기억은 더 실제적이고 더 구체적인 것이 되겠지요. 

 

애도하고 기억하는 것은 단순한 감정의 문제는 아니에요. 부재하나 기억과 경험으로 여전히 현존하고 있는 이들을, 그들의 꿈을 우리의 어깨 위에 올려 메고 그들의 삶까지를 살아내는 실천의 문제일 거예요. 바로 옆에 선 이들의 울음에 우리가 함께 울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런 하루하루들이 쌓여 우리는 마주 선 존재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위로하고 격려하는 진정한 선생.이 될 수 있을 거예요. 

 

오늘 하루 만큼은 행복하기 보다 온갖 슬픔과 좌절로 눈물 흘리는 주변의 이들과 함께 울어야 겠다고 생각합니다. 

오늘은 우리 유아교육과가 서로를 위해 함께 울어주는 강력한 연대의 장이기를 희망합니다.

낯설겠지만 서로의 어깨에 기댈 수 있기를, 서로에게 자신의 어깨를 내어줄 수 있기를...

서로 이어져 있다는 감각을 느낄 수 있기를. 그런 하루가 되길 바랍니다. 

 

2021. 4. 16. 유아교육과 학과장 김명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