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유아학부서신.
4월 16일 안산을 기억하는 여러분에게...
오늘은 날이 유난히 따뜻하네요. 바람도 온화하고 하늘도 푸르게 평화롭습니다.
캠퍼스의 벚꽃나무는 여전히 활짝 펴 있고 목련도 개나리도 이름 모를 분홍 꽃들도 활짝 폈습니다.
이런 날일수록 텅 빈 캠퍼스는 더욱 쓸쓸하게 느껴집니다.
꽃 피는 계절 캠퍼스는 봄날의 여름 햇볕을 즐기는 학생들로 북적이고, 활짝 핀 꽃나무들 곁에는 생기발랄한 청춘들의 웃음소리로 가득차곤 했다는 기억 때문이겠습니다.
응당 있어야 할 이들이 없는 공간은 아무리 아름다운 봄날일지라도 따뜻한 햇볕과 꽃나무들로는 채울 수 없는 그리움이 존재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응당 있어야 할 이들이 없는 이곳은 결국 시간이 지나면 다시 북적이는 젊음들로 가득찰 것이라는 확신이 있어 그리움도 낭만이 될 수 있습니다.
기다리면 돌아올 것을 알기 때문이지요.
오늘은 4월 16일입니다. 벌써 여섯 해 동안 반복된 4월 16일 입니다.
응당 있어야 할 이들이 없는 공간에서, 기다려도 돌아오지 않는 이들에 대한 그리움이 더 큰 날입니다.
세월호 유가족들에게는, 친구를 잃은 청년들에게는, 선배와 언니오빠를 잃은 후배와 동생들에게는 오늘이 통증처럼 아픈 날이겠지요.
안산에서 우리는 이 아픔과 고통에 함께 눈물 흘리는 이웃이 되길 희망합니다.
좋은 선생이기 위해서는 좋은 이웃이어야 한다는 걸, 눈물 흘리는 곁의 사람들을 외면하고서는 우리 교실에서 눈물 흘리는 유아의 마음을 공감하고 헤아리기 어렵다는 걸 예비유아교사로서 우리가 기억하길 바랍니다.
아픈 날이지만, 잊지 않음으로써 서로를 위로하고 위안하는 하루였길 희망합니다.
박준시인의 말처럼 ‘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 손 끝 하나는 슬픔에 닿아 온기를 전달할 수 있겠지요.
우리가 함께 우는 울음이었길, 그런 하루였길 바랍니다.
안산대학교 영유아학부장 김명하.